신석기혁명과 오리엔트 문명

신석기 시대 모습

1. 신석기혁명

 구석기시대가 오래 계속되는 동안 인류의 지혜는 점점 발달하여 생활방식 등의 모든 것들이 서서히 발전했다. 구석기시대의 생활은 채집과 수렵을 주로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부터 약 1만 년 전에 인류 생활에서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그것은 이 무렵부터 처음으로 농경과 목축을 시작하였다. 이제까지처럼 사람들은 자연 속 식물이나 동물을 찾아 먹는 데 그치지 않고, 자연을 이용하여 스스로 식량을 만들어 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류는 단순히 수렵 및 채집이라는 획득 경제에서 농경, 목축이라는 생산경제를 시작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혁명적인 변화는 인류가 사용하는 도구에서의 큰 발전, 즉 토기와 마제석기의 출현이 있었던 신석기시대의 시작과 거의 때를 같이해서 일어나 흔히 '신석기 혁명'이라고 불린다. 이때 재배된 곡물은 보리, 밀 등의 맥류였으며 사육된 가축은 소, 염소, 돼지, 양 등이었다.

 농경과 목축은 방랑생활에서 정착생활로 사람들의 생활을 바꾸어 놓았다. 이와 함께 사람들은 동굴에서 나와 평지에 움집을 짓고 촌락을 이루어 살게 되었다. 그러나 그들의 농업은 천수에 의존하며 비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약탈 농업이어서 자주 경지를 바꿀 필요가 있었고, 촌락 또 하는 가끔 이전해야만 했기 때문에 큰 취락으로 발전하지는 못했다. 촌락은 대체로 씨족 단위의 비교적 평등한 공동체를 이루었으며 마을 사람들은 농경을 위해 공동작업을 하거나 외적을 막기 위해 서로 협력했다. 그들이 남긴 거대한 돌멘과 같은 건조물은 그들의 협동이 상당히 조직적이었음을 보여 준다. 

 이와 같은 신석기 문화, 그중에서도 특히 농경문화가 언제, 어디에서 발생하여 어떻게 전 세계에 전파되었는가는 아직도 분명하게 이야기하기 어렵다. 그러나 그동안의 여러 조사연구로 대략 기원전 7,000년경 서남아시아의 오리엔트 지역에서 맨 먼저 발생하여, 그 후 기원전 5,000년경부터 동서로 전파하기 시작해 기원전 3,000년경까지에는 4대륙의 대부분의 지역에 퍼져간 것으로 짐작된다. 구석기시대 말에 나타난 다산을 상징한 나체 여인상이 신석기시대에는 토지의 생산력을 나타내는 지모신으로 되었는데, 속칭 비너스로 불리는 이 여신상의 분포상황은 채색토기의 분포상황과 함께 농경문화의 전파경로를 짐작할 수 있는 자료다.

 한편 목축과 농경으로 식량이 넉넉해지자 인구도 증가하고 생활도 여러모로 향상되었다. 농경과 관련된 도구로는 괭이, 낫, 도끼, 칼 등 더욱 예리하고 매끈한 마제석기가 사용되었다. 그중에서도 나무를 베는 데 많이 쓰인 마제의 돌도끼는 신석기시대인의 도구를 대표할 만한 것이었다. 수확한 곡물을 저장하고 음식물을 끓이는 데 쓰이는 토기가 만들어진 것은 신석기시대를 상징하는 또 하나의 특징이다. 특히 채색토기의 출현은 주목할 만하다. 고고학자들은 이 채색토기의 분포상황을 통해서 신석기 문화의 전파경로를 추정하고 있다. 이 시기에는 북과 베틀이 발명되어 아마나 양모를 원료로 옷감을 짜서 옷을 만들어 입었으며, 후에는 면사나 생사를 만드는 법도 알아내어 옷감의 종류가 더욱 다양해졌다.

 그러나 신석기시대에는 농경문화 이외에 중앙아시아로부터 시리아와 이란을 거쳐 아프리카에 이르는 건조한 초원지대에는 가죽을 벗기는 가느다란 석기를 특징으로 하는 유목민의 문화가 전파되었는가 하면 다른 한편으로는 발트해에서 시베리아에 이르는 추운 삼림지대에는 골각기나 빗살무늬 토기를 가진 수렵, 신석기 문화가 발달하는 등 지역과 시기에 따라 제각기 다른 특징을 지닌 문화가 나타나기도 했다. 

2. 오리엔트 문명

 '빛은 오리엔트(동방)에서'라는 말이 뜻하듯이 인류가 지구 상에서 가장 먼저 원시생활을 벗어나 문명의 단계로 들어선 것은 오리엔트 지역에서였다. 오리엔트란 오늘날의 중동 지방을 말하는 것인데, 그것은 메소포타미아의 티그리스, 유프라테스강 유역과 이집트의 나일강 유역을 말한다. '기름진 초승달'이라 불려 온 이 지역은 인류 역사상 맨 처음 대대적인 농경이 시작된 곳인데, 이 지역은 중국의 황하 유역, 인도의 인더스강 유역과 더불어 관개에 의한 대규모 농업에 알맞은 곳이었다.

 오리엔트 문명이 시작된 것은 기원전 3,000년경이었다. 이것은 최초의 서양 문명인 그리스의 고전문화보다 약 2천 년 이상 앞선 것으로, 서양문명은 이 오리엔트 문명에서 많은 것을 이어받아 그들의 문명을 발전시켰다. 고대 로마인들이 문명의 '빛은 오리엔트에서' 비추기 시작했다고 말한 것도 당연한 일이다.